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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영, “윙윙“, 제30회 서울발달장애인 사생대회 수상작

  • [헤럴드경제] [라이프칼럼] 세상에 눈을 뜨다
  • 2022.10.02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

 

필자가 근무하는 로펌에서는 내부에 공익위원회도 있지만 공익활동을 전담하는 ‘사단법인 온율’을 후원하면서 다양한 공익활동을 하고 있다. 두 달 전쯤 회의에서 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마라톤대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에 신청하였다.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그 당시에는 대회 전날 통풍이 발병할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 9월 17일 개최된 행사의 공식 명칭은 ‘제8회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대회’다. 인상 깊었던 것은 동반 주자들의 봉사였다.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출발 총성과 함께 해결되었다. 혼자서는 제대로 달릴 수 없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 가이드러너가 서로의 손목을 끈으로 연결한 상태에서 호흡을 맞추며 뛰는 것이다.

 

절뚝이며 반환점에 도달한 후 눈을 감고 한 번 걸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눈을 다 감으면 한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할 테니 오른쪽 눈은 꾹 감고, 왼쪽 눈은 한두 걸음 앞만 내다보이게 실눈을 뜨고 걷기 시작했다. 몇 발자국 걷기도 전에 두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고마움과 미안함 때문이었다.

 

그동안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가지려고 하면서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분노하고 좌절하였다. 두 눈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임을 깨달으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기사> [라이프칼럼] 세상에 눈을 뜨다, 헤럴드경제, 2022.9.2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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