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와 비영리 사이... 오픈AI 둘러싼 'PBC(공익적영리법인)' 논쟁 (더버터, 202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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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문일요 기자 | 더버터


“인공지능은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개발돼야 한다.”

2015년 12월, 이 문장을 내걸고 출범한 오픈AI는 비영리 연구기관이었다.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등이 공동 설립자로 이름을 올렸고, 범용인공지능(AGI)의 독점을 막겠다는 선언은 미국 실리콘밸리 안팎에서 공익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졌다. 그후 10년이 지나지 않아 오픈AI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기업이 됐고, 지금은 설립자였던 머스크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하는 입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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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규해 온율 변호사는 “이번 머스크–오픈AI 소송은 PBC라는 법인 형태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오픈AI의 전환 배경과 과정의 정당성을 둘러싼 분쟁으로 보인다”며 “PBC의 의미를 둘러싼 법기술적 논쟁을 넘어 전환의 동기와 진정성이 의심받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으로 PBC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PBC는 공익과 영리의 균형을 이사회 재량에 맡기는 구조다. 이 때문에 미션 위반을 둘러싼 분쟁에서 법원이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즉 공익적 미션이 어느 수준까지 사법적으로 집행 가능한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공익을 표방한 조직이 영리적 확장을 추진할 때, 그 공익적 미션의 법적 구속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의 PBC 논란은 한국 사회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는 비영리법인,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ESG 기업 등 다양한 조직 형태가 존재하지만 영리와 공익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안정화하는 구조는 사실상 없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PBC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할 경우에도 공익을 선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담보되도록 검증 가능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공익 목적과 활동 범위를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두지 않고 정관에 일정 수준 구체화할 것 ▶이사회가 어떤 정보와 이유로 공익·영리 균형을 판단했는지 기록·설명하는 절차를 의무화할 것 ▶전환이나 대규모 투자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거래와 핵심 자산 이전에 대한 심사·승인 절차를 강화할 것 ▶공익 목적 수행에 대한 정기적인 보고·공시를 실질화해 이해관계자들이 검증할 장치 마련할 것 등이다.

전규해 변호사는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 비영리 영역에서 다양한 법적 조직 형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유지된다”며 “공익적 미션을 가진 조직이 성장하고 자본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