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출산제 강행한 정부, '포괄적 임출육 지원책' 시행해보긴 했나? (프레시안, 202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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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전민경 변호사 기고문 | 프레시안


시행 두 달을 앞두고 있는 보호출산제는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 혹자는 보호출산을 통해 '16명의 아이의 생명을 살렸다'고 하는 한편, 다른 이는 '16명의 천애고아가 생겨났다'고도 한다. 하나의 제도 시행에 대한 평가가 이렇게 극명한 것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과연 우리는 16명의 생명을 구함과 동시에 그 아이들을 16명의 '천애고아'로 만든 건 아닌가?

보호출산제가 규정된 '위기임신보호출산법'의 내용은 뜯어볼수록 의문이 드는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에는 '보호'라는 단어가 주는 선한 이미지가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발의됐던 유사법들은 동일한 내용이지만 그 용어는 '희망출산', '비밀출산', '익명출산' 등이었다. 법 자체의 본질을 잘 나타낸 것은 '비밀출산' 혹은 '익명출산'이겠지만, 이 용어를 채택한 법안들은 다 임기만료로 폐기되거나 반영되지 못했다.

해당 법들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가 "임신을 왜 비밀로? 왜 익명으로?" 라며 거부감이 들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그에 반해 '보호' 출산은 얼마나 좋은가? 아동도, 산모도 보호할 것 같은 느낌이 아닌가? 실상은 기존의 '비밀출산', '익명 출산'과 전혀 다를 바가 없음에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