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스케치]'전세사기 피해 청년 대응 교육 프로그램 기획을 위한 FGI 연구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회의 참관 후기

2026-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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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 청년 대응 교육 프로그램 기획을 위한 FGI 연구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들어가며]

 전세사기 피해로 고통받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온율에서는 ‘전세사기 피해 청년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피해 이후 대응 절차 및 구제수단을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설계하기 위해 2026년 2월 11일 서울광역청년센터에서 FGI(Focus Group Interview)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사업은 전세사기 예방 교육이 여러 지역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반면, 피해 이후의 소송 절차 및 구제수단을 다루는 교육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자들은 사건 자체로 인한 1차적 고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이후 이어지는 복잡한 대응 절차 앞에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압도감과 무력감에 직면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피해자의 고통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피해자들이 좌절 속에서 벗어나 실질적 대응에 나설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예방 교육 못지않게 이후 대응 절차 및 구제수단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온율은 전세사기 피해 청년들이 즉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프로그램 구성에 앞서 서울광역청년센터 대외협력팀과 협력하여 실제 전세사기 피해 청년들과 전세사기 피해자 상담 업무를 전담해 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여 현장의 경험과 요구를 반영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임주연(사단법인 온율 변호사)이 손영덕(서울광역청년센터 대외협력팀 팀장), 서민혜(서울광역청년센터 대외협력팀 주임)와 협력하여 수행하였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청년 인터뷰: 피해 경험과 실질적 지원 수요 분석]

 우선 전세사기 피해 청년을 대상으로 FGI 연구를 진행하여 피해 직후의 경험과 실제적인 지원 수요를 파악하였습니다. 김가연 씨(가명)는 처음 피해 사실을 알게 된 후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으로 피해자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생각보다 없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민사·형사상 소송을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거나 임대인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아무것도 확실히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에 큰 혼란과 좌절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중개인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에서 패소한 경험을 언급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최종 결정은 임차인의 몫’이라는 이유로 모든 책임이 결국 피해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중개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그는 경미한 교통사고에서도 과실을 따지는데 한 사람의 삶이 무너질 수도 있는 전세사기에서는 과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현실이 부당하다고 토로하였습니다.
이민정 씨(가명)는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신청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강조하였습니다. 여섯 차례 신청이 반려된 끝에 일곱 번째에야 승인된 경험을 언급하며, 전세사기 피해자로 공식 인정받는 것조차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였습니다.
피해 상황을 인지한 이후 가장 먼저 취한 대응으로는 두 참여자 모두 ‘인터넷 검색’을 언급하였습니다. 그러나 피해 직후 작성된 게시글에는 감정적으로 격앙된 내용이 많아 실질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온라인 변호사 상담 서비스를 여러 차례 이용하였으나 상담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고 결국 수임 권유로 이어지는 구조에 실망감을 느꼈다고 답하였습니다.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던 지원으로는 두 응답자 모두 ‘주거 지원’과 ‘대출 지원’을 꼽았습니다. 대출 조건이 완화된 덕분에 피해 직후 자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주거지를 마련할 수 있었던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버팀목이 되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법률 지원의 경우 피해 이후 법률을 가장 많이 공부하는 사람이 오히려 피해자이기 때문에 체감 효과가 크지 않았고,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패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아 실질적 도움으로 느껴지지 않았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향후 대응 교육에 포함되기를 바라는 내용으로는 세 가지가 제시되었습니다. 첫째, 자신의 피해 유형과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정보입니다. 다세대·다가구·오피스텔 등 주택 유형에 따라 회복 가능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해당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회복의 한계를 사전에 인지하는 것이 심리적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둘째, 피해자 지원 제도와 대출 가능 범위에 대한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정보입니다. 피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결국 주거지를 옮기기 위해 어떤 제도를 통해 얼마까지, 어떤 조건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임이 강조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송 절차 전반과 예상 기간에 대한 안내입니다. 소송이라는 긴 과정의 흐름을 미리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내용의 포함이 제안되었습니다.
 아울러 피해자를 위한 교육이 존재하더라도 이를 알지 못해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피해 발생 단계에서부터 관련 교육 정보를 개별적으로 안내할 수 있는 전달 체계의 필요성도 강조되었습니다.


[전문가 인터뷰: 대응 방향에 대한 제언과 제도적 과제 진단]

 전세사기 피해 청년 인터뷰 이후 전문가 인터뷰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에서 전세사기 관련 상담을 수행하고 있는 법무사가 참여하여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조언을 제시하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피해자 대응 교육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 현재 자신의 주거 형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해당 주택이 다가구인지, 다세대인지, 오피스텔인지에 따라 향후 대응 절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반드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잘못된 정보를 신뢰하여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실제 상담 사례를 제시하며, 법무사나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객관적인 법률 조언을 받을 필요가 있음을 설명하였습니다. 동시에 상담 접근성의 문제도 지적하였습니다. 상담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구조임을 짚으며 보다 쉽게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아울러 전세 제도가 지니는 본질적인 위험성과 제도적 문제에 대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이 제시되었습니다. 전세 계약은 본질적으로 ‘대출 계약의 성격을 지닌 거래’로, 임대인은 임차인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빌리고 임차인은 해당 금액을 사실상 무담보로 대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계약 단계부터 대출과 동일한 수준의 신중함과 위험 인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또한 법인 명의 임대 구조의 위험성과 중개보수 체계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되었습니다. 현재 중개보수 체계는 계약이 성사되면 수수료가 지급되는 구조로 중개업자가 계약 성사를 우선시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위험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수사 단계의 문제점도 제기되었습니다. 일부 수사 인력이 임대차보호법 및 관련 법제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경우 피해자 구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세사기 분야 전문 인력이 수사관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이 제안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대응 교육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청년들이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갖추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다수가 청년이라는 점에서 사회에 대한 신뢰를 형성해야 할 시기에 깊은 불신 속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며, 법적 문제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위험 인식을 갖추는 교육이 예방과 회복 모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동일한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이후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리걸 마인드 함양 중심의 교육 필요성을 제언하였습니다.


[나가며]

 이번 FGI 연구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경험에서 도출된 실제적 요구와 현장 상담 전문가의 실무적 통찰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연구였습니다. 온율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세사기 피해 청년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응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전세 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장기적으로 청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도록 꾸준히 활동해 나가겠습니다. 청년들이 사회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사회의 보호와 연대 속에서 안정적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사단법인 온율
SUN CORE 18기
인턴 이은경